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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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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훈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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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를 바라지 않는 참인술 펼치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참인술 펼치다.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경남 함양에는 하루 평균 150여명의 난치병 환자들이 ‘지리산 도사’를 찾아왔다. 그들은 대부분 암•백혈병 •중풍과 같은 중증 질환을 앓고 있거나 그 가족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함양에 수염이 텁수룩한 '지리산도사'가 살고 있는데, 그를 만나면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든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병을 고치러 이름난 병원을 거쳤으나 희망이 보이지 않자 용태는 사람을 찾아다니고 또 좋다는 약은 다 써본, 그야말로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상당수는 '지리산도사'를 만나 새 생명을 얻을 수 있었다. '지리산도사'가 살던 곳은 열평 남짓한 허스름한 집이었는데, 집안은 늘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바깥도로까지 멀리서 온 승용차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워낙 사람이 많아 도사를 만나려면 몇 시간이고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 때로는 밤을 세워야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다. 면담이 성사되어도 그 시간은 잠시였다.
도사는 환자의 얼굴을 보면 몇 가지 묻고는 진맥이나 별다른 상담 없이 약화제(藥和制:처방)를 불러주었고, 사람들은 그걸 받아들고 인근 건재상에서 약을 지어 돌아갔다.

도사는 처방을 해 준 대가로 돈을 받는 일이 결코 없었다. 훗날 감사의 표시로 약소한 선물을 가지고 오면 물리치지 않았으나 과한 돈이나 처방의 대가로 내미는 돈은 '집어 던지기 일쑤였다. 그 이름이 널리 퍼지자 도사는 일부 재벌•권력자에게도 초빙을 받았으나, 딱 한 번 모재벌 회장의 식사초대에 응했을 뿐이다.
도사는 돈과 인술을 맞바꾸는 의료기술자가 아니라 저마다 딱한 사연을 가지고 찾아오는 이들에게 살 길을 일러준 '민초들의 의황(醫皇)'이었던 것이다.

그가 바로 仁山 김일훈 선생이다.